![]() ![]() 허구적 포만감 명품소비 사회에 일침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영화 '섹스 앤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는 명품구두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슈어 홀릭'으로 옷장가득 명품구두를 쌓아놓았지만 정작 동거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방세 낼 돈이 없어 황당해한다. 가수 쥬얼리의 서인영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신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명품구두들은 '내 아가들'이라고 부른다. 비가 오는 날에는 구두가 젖을까 밖에 나가지도 않고 파트너 크라운J가 실수로 비오는 날 여행을 준비하자 온갖 짜증을 다 부린다. 일반인들도 이렇게 '명품에 목을 매는 사치의 화신'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라다, 구찌, 샤넬, 크리스찬 르부탱, 마놀로 블라닉 등 한달 월급에 맞먹는 명품을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욕이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욕구이고 예술에 비견할 아름다운 상품들로 치장을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몰개성적으로 명품만을 추종하는 모습은 오히려 추하기만하다. 이런 풍조를 해학적으로 비판하는 '노블레스 칠드런'전이 아이러니하게도 명품의 메카인 청담동에서 열린다. '노블레스 칠드런'시리즈는 캐릭터화된 어린 아이들이 루이비통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명품 소지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모습, 프라다, 페라가모 가방과 명품 구두를 놓고 보물찾기를 하는 모습, 루이비통 가방을 병에 놓고 술을 담는 모습 등을 통해 명품 선호적인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파야의 사진 속에 연출된 다양한 이미지에는 이 시대가 낳은 현실의 모순적 가치관이자 허무한 인간의 욕망을 꼬집는 작가만의 해학적 코드가 숨어있다. 파야의 작품 속 아이들은 자그마한 팔에 온갖 명품시계를 휘감고 바다에서 보트를 타고 노닌다. 이 아이들은 어린이답지 않게 씨니컬한 웃음을 지으며 세상을 비웃는 듯하다. 루이비통의 로고를 배경에 새기고 심지어 잘려진 사과속에서도 루이비통 특유의 무늬를 볼 수 있다. 명품에 둘러쌓인 소녀들은 세상만사에 무관심한 듯 의욕없이 늘어져 있다. 또 파야의 작품속 노블레스 칠드런들은 명품 뿐 아니라 명화까지도 통렬하게 비웃는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앞에서 어린이가 사탕을 들고 포즈를 취하자 그림 속 주인공은 먹고 싶어서 침을 주르륵 흘린다. 한편 고흐의 유명한 그림 '화가의 방'에 있는 나무의자에는 버버리 백이 걸리게 되고 루이비통의 밸트가 바닥을 장식한다. 작가는 대중매체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이미지를 차용하거나 이용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대상을 연출하거나 결정적 장면을 찾아내 자신의 정체성이 잘 나타나게 한다. 파야는 모든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혼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디지털 이미지로 배경을 표현하고 획일화된 표정을 스케치함으로써 아날로그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작가는 "명품의 개념을 모르는 작품 속 아이들은 명품브랜드의 선구자인 구찌, 페라가모, 루이비통 등의 시계나 핸드백을 착용하고 있다"며 "캐릭터화 된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감격과 동시에 공허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인들은 명품을 가지고 싶어하고 명품이 마치 자기 자신을 귀족으로 만드는 척도 인 것처럼 생각한다"며 "하나의 증명카드인 것처럼 모두의 겉치레를 똑같이 조장하고 본모습을 과장한다"고 지적했다. 작가는 현대인들이 과장된 모습 속에서 허구적인 포만감을 느끼며 그로인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초상을 만들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명품 소비 사회에 일침을 놓았다.
![]() 1 2 3 록펠러에서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등까지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의 명함을 제작하는 ‘크레인’의 명함 샘플. 절제된 소재, 디자인, 글자체만을 이용해 명함 주인의 ‘격’을 표현한다. 4 5 6 유럽 디자인의 전통이 느껴지는 ‘스미스슨’의 스테이셔너리.디지털 시대에 더욱 돋보이는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뉴요커들은 세계의 트렌드세터이자 동시에 워커홀릭에 가까운 비즈니스맨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패션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명함이나 펜 같은 퍼스널 스테이셔너리(문구류)다. 명함 역시 자신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를 소개하고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 주고받는 명함이나, 결혼식처럼 자신과 관련된 행사를 위해 만든 초대장이나 우편봉투 등이야말로 회사와 개인이 가진 감각과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스테이셔너리 ‘패션’으로 선호 ‘킨코스(Kinkos)’ 같은 대형 출력센터에서 싸게 대량으로 제작하는 명함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조금은 남들과 다르고 조금은 남들보다 정성(즉 돈과 수고)이 더해진 개인 명함이나 개인 스테이셔너리를 제작하는 뉴요커가 늘고 있다. 특히 뉴욕의 상류층 인사들과 매일 매일 계약과 발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비즈니스맨들은 고급스런 디자인의 스테이셔너리를 하나의 ‘패션’으로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뉴욕의 스테이셔너리 전문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특별할 수밖에 없다. 맨해튼을 상징하는 건물군인 록펠러센터 안에 자리한 ‘크레인(Crane · co.)’은 1801년 창업 이래 뉴욕을 대표하는 명함과 편지지, 봉투 등 종이류 문구 전문점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록펠러재단의 창업자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애용한 스테이셔너리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던 ‘크레인’은 역사상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인, 사회 저명인사의 개인 명함과 스테이셔너리 일체를 제작해왔고, 현재 대부호 도널드 트럼프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뉴욕 상원의원이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등 세계적 명사들의 스테이셔너리를 담당하고 있다. ‘크레인’에는 브랜드가 엄선한 종이류뿐 아니라 다양하고 유니크한 서체 등이 준비돼 있고, 숍에 상주하는 컨설턴트와의 상담을 통해 고객 취향에 맞는 명함과 편지지, 봉투 등의 스테이셔너리를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특히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스테이셔너리에서 사용하는 종이류에 100% 자연분해되는 면 성분의 종이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에도 기여하는 그린 브랜드다. 필자가 크레인을 방문했을 때 마침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자신의 청첩장 제작을 위해 컨설턴트와 상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처럼 크레인은 신부들에게 청첩장을 비롯한 웨딩 관련 스테이셔너리로도 인기가 높아, 크레인의 청첩장은 미국의 웨딩플래너들이 가장 추천하는 서비스로 뽑히기도 했다. 현재 크레인의 개인 스테이셔너리 제작 서비스는 미국 외에 일본의 유명 문구점 ‘이토야’ 긴자(銀座) 본점에서도 제공하고 있다(www.crane.com). 크레인이 전통적인 미국 부호들의 스테이셔너리 브랜드라면, 고급 백화점과 패션 브랜드의 부티크가 즐비한 맨해튼 5번가와 57th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코너에 자리한 ‘스미스슨(Smythson)’은 영국에서 온 고급 스테이셔너리 브랜드다. 특히 ‘스미스슨’은 1964년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로열 워런티(Royal Warranty)’를 수여받은 데 이어 1980년 찰스 왕세자에게, 1987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에게, 그리고 2002년 여왕의 남편인 에든버러 공에게 로열 워런티를 수여받아 왕실의 4대 로열 워런티를 보유한 세계 8대 회사 가운데 하나가 됐을 만큼 영국이 ‘밀어주는’ 이름이다. 뉴욕 매장에서 개인의 명함과 편지지, 봉투 제작이나 결혼 또는 행사를 위한 초청장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모두 런던에서 제작 공수되기 때문에 의뢰 후 최소 2~3개월이 걸린다. 상류사회로 가는 길 기꺼이 지갑 열어 매장 안쪽에 자리한 ‘비스포크 서비스 라운지(Bespoke Ser-vice Lounge)’에 가면 ‘스미스슨’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최상급 종이류와 브랜드 특허의 서체, 아이콘이 상세히 정리된 샘플북을 보며 개인의 취향에 맞는 스테이셔너리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스미스슨’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유명 아이템은 다이어리와 책이다. 특히 그 종류만 해도 100개에 육박하는 책은 가죽으로 바인딩된 일종의 수첩으로 ‘주소와 전화번호’ ‘여행’ ‘와인’ ‘레스토랑’ ‘낚시’ ‘사냥’ 등의 일반적 주제는 물론 ‘패션 플래너(Fashion Planner)’ ‘뷰티 바이블(Beauty Bible)’ ‘꿈과 생각(Dream · Thought)’ ‘위트와 지혜(Wit · Wisdom)’ ‘쇼퍼홀릭(Shopaholic)’ ‘리틀 블랙 북(Little Black Book)’ ‘금발, 검은 머리 그리고 빨강머리(Blondes, Brunettes and Redheads)’의 위트 넘치는 제목을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그중 ‘싱크 핑크(Think Pink)’라는 이름의 핑크색 가죽책은 판매액 일부를 유방암 예방단체에 기부하는 아이템이다. 다이어리와 책의 가격대는 70~300달러이며 별도 요금을 내면 개인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퍼스널라이즈드 레터링(Person-alized Lettering)’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스미스슨’은 영국과 유럽연합 국가, 미국, 일본 등에 진출해 있다( www.smythson. com). 세계 최고의 갑부와 상류사회 인사들을 위한 서비스에 지불해야 할 대가는 결코 만만치 않다. 크레인의 명함은 한 장에 2달러, 스미스슨의 명함은 이보다 비싸 3달러 정도이니 무심코 주거나 받기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의 정글’에 살면서 뉴요커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웬만한 책값과 맞먹는 명함 한 장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애플의 마법에 'I'들 팍 꽂혔다 가로 103.5mm 세로 61.8mm 두께 10.5mm 무게 140g. 법랑 입힌 도자기처럼 절제된 디자인에 손바닥에 꽉 차는 단단한 중량감. 바둑돌의 부드러운 차가움과 백열전구의 따뜻한 기운이 함께 도는 입방체. 애플의 아이팟(iPod)이다. 이 단순한 전자제품이 세상을 사로잡았다. 여기서 '사로잡았다'는 말은 판매량 같은 숫자로 치환되는 산업적 개념이 아니다. 아이팟으로 놀고 아이팟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며 아이팟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문화의 탄생을 의미한다. '애플홀릭(Appleholic)'이라 칭함이 마땅한 두터운 마니아층이 출현한 것. 아이팟은 어떤 마법을 부린 것일까. ■ 나를 빨아들이는 단순함 국적과 세대, 소득수준을 뛰어넘어 애플이 세계인을 사로잡은 매력은 디자인이다. 애플은 기존 전자제품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복잡한 기능을 강조하는 첨단의 이미지를 버리고 단순함과 은은함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을 채택했다. 심플함은 시간 지나면 장난감처럼 보이는 전자제품의 한계에서 세련됨을 추구하는 성인 고객들의 욕구를 해방시켰다. 심플(단순함)은 럭셔리(고급스러움), 그리고 유니크(독특함)의 동의어로 인식됐다. 애플의 미니멀리즘은 동양적인 것에 심취한 CEO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이팟의 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는 변기나 세면대를 만들던 욕실 디자이너 출신. 잡스는 그를 과감히 발탁, 여백과 곡선이 특징인 아이팟을 탄생케 했다. 매킨토시 PC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애플의 미니멀리즘은 아이팟에 이르러 대중적으로 폭발했다. 아이팟 이후 미니멀리즘은 세상 모든 전자제품 디자인의 화두가 됐다. ■ 재생목록주의 - '나'를 담는 아이팟 아이팟을 비롯해 애플 제품의 특징은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면서도 철저하게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누구나 맥북(애플의 노트북)과 아이팟을 살 수 있지만, 누가 쓰느냐에 따라 애플 제품은 세상에서 유일한 물건이 된다. 이는 아이튠즈 등 애플 제품의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 세분화,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으므로 누구나 자신에 맞춰 정교하게 조직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스테플 어브리는 이를 '재생목록주의(Playlistism)'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는 아이팟에 담긴 재생목록(Playlist)이 옷차림이나 독서 취향보다 한 개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한다. 음악은 개인의 영혼 가장 깊은 곳에서 재생되는 문화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팟 음악 라이브러리의 디렉토리 구성과 각 음악에 매긴 별점은 곧 그 사람의 인격과 정서다. 사람들은 이제 종교나 소득수준이 아니라 '재생목록'으로 서로 그룹을 짓고 또 차별한다. ■ 진화하는 마니아를 생산하다 맥북이나 아이팟 같은 제품을 '컬트 브랜드'라고 부른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제품이 파생하는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마니아를 창출하는 브랜드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또 제품을 열정적으로 홍보하는 선교사 역할도 자진해 맡는다. 세련된 도시인의 상징이 된 아이팟의 하얀색 이어폰줄로, 서로 유대감을 확인하며 애플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다.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문화적 네트워크. 아이팟은 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출입증 같은 것이다. 아이팟 터치(신형 아이팟)와 아이폰(애플의 휴대전화) 등 휴대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들은 애플 마니아들을 무선으로 서로 연결하는 새로운 시대도 예고하고 있다. 블루투스와 와이브로 기술이 접목된 애플의 세상은, 상대방의 재생목록을 자신의 기기로 검색ㆍ재생하는 문화적 매트릭스를 가능케 할 것이다. 애플은 그렇게 스스로 진화하는 마니아들의 문화적 공동체를 만들었다. ** 음향서 패션·디자인·車까지 아이팟을 구매한 사람 5명 중 3명 이상이 전용 스피커와 같은 액세서리를 샀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아이팟의 확장성은 뛰어나다. 미디어간 컨버전스(융합)가 아이팟을 비롯한 애플 상품의 핵심 속성이기 때문이다. 아이팟의 액세서리 시장만 연간 1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액세서리 시장의 확대 뿐 아니라 아이팟 사용자가 늘면서 폐쇄적인 디지털 음원시장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이 미디어 플레이어가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바꾸어 가고 있을까. ■ 음향 시스템 기본적으로 압축파일로 변화된 음원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감상하는 플레이어인 아이팟은 몇 가지 장비만 갖추면 CD플레이어나 여타 재생장치 없이 음악과 영상을 고품격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재돼 있다. 애플이 아이팟에 저장된 동영상을 TV로 재생할 수 있는 애플TV를 만들고,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앞다퉈 아이팟에 가장 적합한 음향장비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오직 아이팟을 위한 100여만원에 가까운 B&W의 스피커, 아이팟의 저음 보강에 초점을 맞춘 20여만원의 보스 헤드폰 등이 휴대성 강한 홈오디오 시스템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자극한다. ■ 패션 다양한 색깔의 제품을 선보인 아이팟 미니 모델 덕분에 아이팟의 확장은 미디어에서 그치지 않고 패션의 영역까지 뻗어갔다. 아이팟과 연동해 조깅할 때 기록을 체크할 수 있는 신발을 내놓은 나이키, 아이팟 전용 주머니가 달린 청바지를 만들고 '아이팟 진'이라 명명한 리바이스, 아이팟을 위한 케이스를 내놓은 돌체 앤 가바나, 구찌, 디오르, 펜디 등 '애플홀릭'들을 위한 제품은 무궁무진하게 쏟아졌다. 일본의 아티스트 요시모토 나라는 자신의 그림을 아이팟 스킨과 화면보호기 등으로 제공한다.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라거펠드는 한 인터뷰에서 "아이팟 기술이 펜디의 아이팟 전용 가방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아이팟의 모양과 재질 역시 전반적으로 패션업계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 자동차 보수적인 산업영역으로 꼽히는 자동차 업계에도 '애플홀릭'을 위한 편의장비가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 가량에 카오디오 시스템으로 바로 아이팟을 움직이는 장치가 탑재됐을 정도다. 최근 출시된 국내 준중형차 모델에도 아이팟 장치가 기본품목으로 장착됐다. GM, 혼다, BMW 등은 아이팟의 디스플레이 지원장치도 지원한다. ■ 음악시장 애플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을 저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에서 아이팟 전용 음악파일 프로그램 아이튠즈를 통한 음원 구입이 여전히 불가능하고, 불과 두달여 전에야 아이팟터치용 한글타자 프로그램을 출시한 애플은 한국의 '애플홀릭'에게 섭섭한 감정을 심어준 게 사실이다. 아이팟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사실 이 같은 애플의 정책이 아니라 국내 음원사들의 폐쇄적 음원판매 방식이었다. 대부분의 음원사들은 그동안 디지털저작권관리(DRMㆍDisgital Right Management)의 일환으로 구매한 음원을 특정 플레이어에서만 재생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 '특정 플레이어'에서 아이팟이 하나같이 제외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아이팟 사용자는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의 유혹을 더 많이 받아온 게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주요 음악 포털사이트들이 DRM을 해제한 상품을 내놓으며 아이팟 소비자들을 손짓하고 있다. DRM 해제 분위기로 디지털 음원시장은 보다 활력을 얻게 된 셈이다.
|